미국은 북핵을 ‘본토 위협’으로 못 박았다…이제 한국도 자체 핵전략을 논의할 때다

 



미국은 더 이상 돌려 말하지 않았다.

2026년 1월 23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미국 국방부가 공식 공개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방위전략(NDS)은 한반도 안보의 방향을 분명히 갈라놓았다. 

이 문서는 기자회견이나 정상 공동성명이 아닌, 국방부 명의의 공식 전략 문서 형태로 홈페이지와 언론 배포를 통해 공개됐다. 군사 정책과 국방 운영의 ‘나침반’이라 불리는 문서다. 말이 아니라 국가 의지가 담긴 텍스트다.

그 NDS에서 미국은 북한을 “미국 본토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핵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을 향해선 이렇게 말했다. 북한 억제의 주된 책임은 한국이 질 수 있다. 미국의 지원은 “중요하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못 박았다. 동맹은 유지하되, 부담의 중심축은 한국으로 옮기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무엇이 빠졌는가다.

이번 NDS에는 ‘북한 비핵화’라는 단어가 없다. 비핵화는 목표도, 과정도, 전제도 아니다. 미국의 최상위 외교안보 문서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조차 북한이 빠졌던 흐름이, 이제 군사 전략 문서에서 더욱 노골화됐다. 북한 핵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관리 대상, 그것도 미국 본토 방어의 관점에서만 다뤄진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노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남침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주문한다. 핵은 미국의 문제, 재래식 전선은 한국의 문제라는 분업 구조다. 

주한미군의 역할 역시 중국 견제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반도 안보는 한국의 책임, 전략적 대결은 미국의 계산이라는 구도다.

이 지점에서 한국 안보의 공백이 발생한다.

북한은 이미 핵 보유국의 언어와 태도를 취하고 있고, 미국은 그 현실을 사실상 인정한 상태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으로 북핵을 억제할 것인가. 재래식 전력만으로 핵을 상대하겠다는 발상은 전략이 아니다. 확장억제만을 신앙처럼 붙드는 것 역시, 미국의 우선순위 변화 앞에서는 취약하다.

이제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등장한다.

한국도 스스로 북핵에 대응하는 핵전략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 아닌가.

핵무장을 당장 선언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그러나 핵 공유, 잠재적 핵역량 확보, 독자적 억제 옵션에 대한 공개적·제도적 논의조차 금기시하는 현실은 더 이상 책임 있는 국가의 태도가 아니다. 미국은 1월 23일 펜타곤에서 분명히 말했다. 미국은 본토를 지킬 것이고, 한국은 전선을 책임지라고.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고, 미국의 시선은 본토 방어로 고정됐다.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까지 ‘핵 없는 최전선 국가’로 남아 있을 것인가. 동맹에 기대는 안보에서, 스스로 설계하는 생존 전략으로 옮겨갈 시간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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