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브레인의 탈출?과 '모래성'이 된 국민의힘

 칼럼니스트 / JayGee JIN

최근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의 행보는 보수 진영의 처참한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다. 과거 계엄령을 옹호하고 탄핵 소추를 내란으로 규정하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반대 진영의 경제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장면은 단순한 탕평 이상의 충격을 준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이 얼마나 "영악"한지 논의하기 앞서, 정작 주목해야 할 점은 그 덫에 쉽게 걸려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에만 급급하는 소신 아닌 소신이다.

이혜훈 전 의원만이 아니다. 보수의 합리적 정책 대안을 제시해온 김성식 전 의원 또한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되며 사실상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설계자로 합류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강성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이 외치는 보수 가치가 과연 일관된 철학에 기반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이혜훈 전 의원이 권력이라는 '다이아몬드' 앞에서 과거의 발언을 즉각 사과하며 소신을 버린 사례는, 강성함의 본질이 이념적 결기가 아닌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한 처세술이었음을 증명한다.

이런 기회주의적 흐름 속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간접적인 연락과 총리직 제안을 포함한 수차례의 회유를 받았음에도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일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자리가 아니라 철학임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유승민, 윤희숙과 같이 실력을 갖춘 인물들을 호의적으로 대하며 중도 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했음에도, 오히려 이들을 배척하며 고립을 자초했다. 이들마저 지켜내지 못하고 정책 전문가들이 민주당으로 떠나가는 토양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힘의 뼈아픈 실책이다.

이재명 대표는 보수의 핵심 인재를 흡수하며 정책 영토를 넓히는 전략적 우위를 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부 총질과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유승민과 같은 소신파를 포용하고 합리적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다면, 보수는 '자리'에 따라 언제든 흩어질 수 있는 모래성으로 남을 뿐이다. 

신념 없는 강성함이 과연 거센 정치적 파고를 견뎌낼 수 있을지, 이제 보수의 미래는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TheGraceHeral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