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게이트’, 한동훈 가족이 남긴 섬뜩한 정황들... 드러난 비상식의 실체

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니스트

한동훈 그림/ 그레이스 헤럴드

정치적 공방이 난무하는 한국 정치에서 ‘의혹’이라는 단어는 흔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의혹이 객관적 증거로 하나둘 치환될 때, 사건은 더 이상 정쟁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은 그동안 제기돼 온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 의혹’이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실체를 가진 사안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 가족들의 일련의 움직임은 구조적이고 의도된 행동이라 읽힐 만큼 수상한 흐름을 보여준다.

첫째, 당원 명부에 등장한 한동훈 가족의 이름은 의혹의 출발점이다. 부인 진은정, 장인 진형구, 장모 최형옥, 딸 한지윤. 네 사람의 실명이 동일하게 당원 명부에서 확인됐다는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동명이인일 수 있다”는 한동훈의 기존 해명에 근본적 의문을 던진다. 이름이 동일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이 네 사람이 모두 한 전 대표의 거주 지역과 동일한 ‘서울 강남구 병’에 거주한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우연의 영역을 벗어난다.

둘째, 전화번호 정보 일치는 논란의 핵심을 뒤흔드는 대목이다. 당무감사위는 명부에 기재된 휴대전화 번호의 끝자리까지 가족들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거짓 해명을 뒷받침하기엔 지나치게 정확한 일치이며, 이 사실은 ‘우연’이 아닌 ‘연계된 활동’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한다.

셋째, 논란의 분수령은 동시다발적 탈당이다. 2024년 12월 16일 딸 한지윤, 12월 17일 장인 진형구·장모 최형옥, 12월 19일 부인 진은정이 순차적으로 탈당했다.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일제히 비슷한 시점에 탈당한 이 흐름은 통상의 탈당 행태와 다르다. 당원게시판 관련 전수조사가 요구되던 시점에서의 급작스런 탈당은 “당적을 유지할 경우 감사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는다. 만약 정말로 동명이인이라면 굳이 탈당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남아서 ‘사실관계 왜곡’을 시정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문은 더 커진다.

넷째, 당원게시판에서 사용된 계정들은 당시 대통령·영부인·당내 경쟁자에게 비방을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패턴을 보이는 반면, 한 전 대표를 향해서만 ‘희망’, ‘격려’, ‘유일한 대안’과 같은 극단적 긍정 메시지를 반복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계정 활동의 편향성과 메시지 구조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여론 조작’의 그림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이 대목에서 윤 전 대통령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더 무겁게 다뤄져야 한다. 검찰 시절부터 법무부 장관 재임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신뢰하고 기회를 부여한 정치적 은인에 대해, 겉으로는 충성의 외피를 두르고 뒤로는 익명 뒤에서 비난을 이어갔다면 이는 단순한 비도덕을 넘어선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신을 키워준 보스를 이용하고, 필요해지자 칼을 들이댄 행위는 배신의 정치, 악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황은 가족 계정의 조직적 활동과 맞물리며, 조작적 행태의 의도를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다섯째, 한동훈 전 대표가 검찰·법무부 장관을 거치며 법과 증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족들이 남긴 일련의 행적—동시 탈당, 정보 일치, 계정 활동 패턴—은 더욱 비도덕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실체가 확인될 경우 단순한 도덕성 논란을 넘어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형사 책임 가능성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황들이 보여주는 것은 똑똑한 사람으로 정평이 난 한동훈 전 대표의 단순한 가족 단위의 일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당 내부의 의사 형성과 여론 구조에 직접 개입한 행위로 해석될 경우,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문제이자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비위다.

필자 의견을 한 문단으로만 덧붙이자면, 이번 사건은 ‘정치적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기본 윤리’의 문제다. 공당의 여론 구조를 사적으로 조작하려는 시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정권의 명운이나 계파 갈등을 떠나 우리 정치문화 전체를 후퇴시키는 위험한 사례가 된다. 따라서 사건의 진상은 조속히, 철저히 규명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르는 책임 또한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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