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휴지 조각이 된다... 안방 대장 원화의 굴욕

 칼럼니스트 / JayGee JIN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 강국이다.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규모 역시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린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을 걷어내고 우리 경제의 혈액인 '원화'의 민낯을 마주하면 참담한 현실이 드러난다. 

전 세계 국제 결제 시장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0.1% 수준으로, 순위로 따지면 40위권 밖의 '꼴찌' 신세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돈,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원화가 처한 냉혹한 현실이다. 심지어는 태국의 바트화는 국제적을 잘 통용되는 반면 원화는 글쎄다. 태국보다 못하다.

최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히는 것은 한미·한일 통화 스와프의 부재다. 많은 이들이 정치적 관계 개선이 해답이라 믿지만, 냉정하게 분석하면 문제는 더 근본적인 곳에 있다. 통화 스와프란 비상시에 자국 화폐를 맡기고 상대국의 화폐를 가져오는 현금 맞교환이다. 

그런데 미국 연준(Fed) 입장에서는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내어줄 이유가 전혀 없다. 세계 시장에서 엔화나 유로화는 언제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기축 통화지만, 원화는 한국 말고는 쓸 곳이 없는 로컬 화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원화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뻔히 보이는 '불량 담보'나 다름없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보수층의 시각은 더욱 차갑다. 한국은 매년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그 규모가 80조 원에 달했다. 미국 입장에선 자기 나라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는 나라에 굳이 비상금 성격의 통화 스와프까지 제공하며 호의를 베풀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엔화의 강력한 국제적 지위를 바탕으로 미국과 무제한·상설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다. 국가 부도 위험이 사실상 제로인 일본과 외환 보유고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다.

주식 시장의 흐름을 보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된다.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 끊임없이 우상향하고 있지만, 한국은 1.5%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니 국내 기업들은 공장을 해외로 옮기고, 투자자들은 국경을 넘어 미국 시장으로 탈출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차이만 봐도 답은 명확하다. 자산의 85%를 미국 등 해외에 투자하는 캐나다 연금은 연평균 11%의 수익을 내는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이 높은 우리 국민연금은 그 절반 수준인 5%대에 머물러 있다. 

원화가 휴짓조각이 되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를 점유한 삼성전자의 인프라를 활용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보급하는 등의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전 세계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원화를 일상적으로 쓰게 될 때 비로소 원화의 가치가 안정되고 국제적 지위도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까지 개인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자산의 95%를 엔비디아, 애플 등 세계 최고의 우량주가 포진한 미국 시장에 배치하고, 국내 자산은 삼성전자와 같은 1등 종목으로 최소화하는 전략만이 다가올 경제 파고를 넘을 유일한 해법이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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