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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 JayGee JIN
대한민국 사법史에 기록될 만한 두 장면이 같은 날 교차했다. 하나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밀어붙여 국회를 통과시킨 ‘내란전담 재판부 설치법’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 구속영장 실질심사 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밝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다.
이 두 장면은 공교롭게도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과연 이 사건은 내란인가, 그리고 이를 심판하기 위한 특별재판부는 헌법에 부합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먼저 ‘내란’이라는 규정부터 짚어야 한다. 형법상 내란은 국가의 존립 자체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명백한 목적과 실행 행위가 있어야 성립한다. 그런데 조은석 특검이 제시한 이른바 ‘계엄 유도설’은 이 요건에 현저히 미달한다.
특검의 논리는 윤 전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를 명분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추론의 연쇄일 뿐, 객관적 증거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법정에서 공개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 프레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전쟁을 막는 것이 대통령의 최대 임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풍선 문제에 대해서도 화생방 피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략적 인내’가 기본 방침임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 통화의 상대는 개인도, 익명의 인물도 아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다. 이런 통화 내용이 허위이거나 조작일 가능성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전쟁 억제를 외교적 원칙으로 삼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통령이, 동시에 전쟁을 유도해 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
정상적인 군사적 대응이나 정보 작전을 ‘일반이적’이나 ‘내란 준비’로 확장 해석하는 순간, 그 대상은 대통령 개인을 넘어 대한민국 국군과 국가안보 체계 전체가 된다. 이는 법 적용이 아니라 정치적 낙인에 가깝다.
다음으로 문제의 ‘내란전담 재판부 설치법’을 보자. 이 법은 겉으로는 중대 범죄의 신속한 처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사건, 특정 피고인을 전제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재판의 기본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이 법관에 의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한다. 여기에는 사전에 일반적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 즉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된다.
사후적으로, 입법을 통해 특정 유형의 사건만을 담당하는 재판부를 만들어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특별재판소 금지 원칙의 변형이다. 헌법 제101조가 금지한 바로 그 지점이다.
이 법이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판은 중단된다.
윤 전 대통령의 현 구속기한은 내년 1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재판 지연이 현실화되면, 다수당인 민주당이 ‘구속 연장’을 위해 만든 법이 오히려 불구속 상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방패가 될 수 있다.
사법 절차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목적의 정당성’이 ‘수단의 위헌성’을 덮어버리는 순간이다. 어떤 정치적 명분도 헌법 위에 설 수는 없다.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해 입법권이 사법 영역을 침범할 때, 그 피해는 결국 사법 시스템 전체로 확산된다.
이번 사안이 던지는 교훈은 분명하다. 정치가 법을 앞서려 할수록, 법은 오히려 정치의 속도를 늦추게 만들며 스스로를 방어한다는 점이다.
내란이라는 단어는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그리고 재판부는 다수결로 설계되는 정치 기구가 아니다. 이 기본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그 피해는 특정 진영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 질서 전체가 감당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면 삼권통립(三權統立)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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