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전담재판부 위헌 논란, 사법부를 겁박하는 민주당의 ‘재판 설계 정치’

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니스트 


권력은 언제나 사법부를 불편해한다. 특히 판결이 정치적 계산과 어긋날 때, 권력은 법을 고쳐서라도 재판의 방향을 바꾸려 한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법안은 바로 그 오래된 유혹의 현대적 변주다. 1심부터 전담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기존안을 접고 2심부터로 후퇴했으며, 판사 추천 권한도 사법부로 돌렸다고 한다. 위헌 논란을 피해보겠다는 계산이지만,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 헌법은 특별법원을 단 하나, 군사법원만 허용한다. 이는 단순한 형식 규정이 아니라 사법권 남용을 막기 위한 헌법적 안전장치다. 

특정 사건, 특정 범죄, 특정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별도의 재판부를 만드는 순간, 사법은 더 이상 법의 이름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추천 주체가 누구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내란 사건만을 위한 재판부’라는 발상 자체가 헌법의 선을 넘는다.

전담재판부는 공정성을 가장한 교묘한 차별이다. 같은 법을 적용받아야 할 국민을 사건의 성격에 따라 갈라놓고, 다른 절차와 다른 구조 속에 밀어 넣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결론을 정해놓고 재판의 형식을 바꾸는 것이며, 유죄의 방향을 제도적으로 예단하는 행위다. 민주국가에서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될 방식이다.

이 법안의 위험성은 상상을 조금만 바꾸면 선명해진다. 만약 대통령을 둘러싼 다수의 형사 사건을 따로 묶어 전담재판부를 만들고, 보수 성향 법관들로 판사 추천 구조를 설계한다면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위헌이라 외치며 거리로 나섰을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와 다르지 않다. 다만 대상이 ‘계엄’이고,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유로 정당화되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이 이 법안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실제로 집행하기보다는 사법부를 향한 경고장으로 쓰려는 것이다. ‘계엄은 내란’이라는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제도를 바꾸겠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그들이 원하는 판결이 나오면 그 법안은 서랍 속에 들어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꺼내 들 수 있는 정치적 흉기 중의 흉기다.

사법부가 정치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법치는 무너진다. 선거에 유리한 서사를 만들기 위해 재판 구조를 흔드는 국가는 더 이상 민주국가라 부를 수 없다. 

죄의 크기가 아니라 절차의 정당성이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정의를 외치는 자들 속에 정의는 영원히 사라진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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