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 중국의 서해 침탈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니스트

중국이 불법 설치한 시설물들/ CSIS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2.9일 지적했듯, 중국은 이미 우리의 서해 잠정조치수역 안팎에 16개의 해상 구조물을 일방적으로 설치했다. 명백한 한·중 어업협정 위반이며, 한국의 주권과 해양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한 행위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사용해온 ‘회색지대 전술’이 이제 서해로 그대로 옮겨오고 있다. 낮은 강도의 도발을 반복하며 기정사실을 쌓아가는 이 전략은 결국 상대국의 영유권을 잠식하고, 자신들의 ‘주권 주장’을 굳히는 방식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인공섬 7개를 만들고 활주로와 레이더 기지를 갖췄다. 국제법적 패소 판결도 무시했다. 그 결과 지금 남중국해는 사실상 중국의 군사 요새가 됐다. 세계가 보는데도 그대로 밀고 나가는 대담함이 중국 방식이다. 그리고 그 수법이 지금 서해에서 반복되고 있다.

2018년 이후 중국은 서해에 부표 13개, 대형 구조물 3개를 세웠다. 태양광 충전판, 잠수 인력, 고속정이 포착된 구조물이 어업용일 리 없다. 우리 선박이 조사하려 하면 중국 어선이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중국은 ‘항의는 들은 적 없다’며 뻔뻔하게 나온다. 

다음 단계는 뻔하다. 이 구조물을 근거로 ‘중국 바다’를 주장할 것이다. 남중국해에서 했던 방식을 그대로 되풀이할 것이다.

베트남은 한국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지 않았다. 중국 인공섬과 맞먹는 인공섬을 직접 조성하며 ‘비례 대응’을 선택했다. 중국의 압박에도 밀리지 않자 동남아 국가들은 오히려 베트남의 단호함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도 지적하는 서해 침탈에 대해 비례 대응을 위한 구조물 건조는 둘째 치고, 관련 예산조차 삭감해 버렸다. 중국의 구조물 수는 늘어나는데, 한국은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니 중국에 굴종적인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주권을 갖고도 적극적 대응을 못 한다면 어떤 국가가 우리의 영해를 인정해 주겠는가.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국가 영토 문제보다 내부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권 출범 이후 국정의 중심은 줄곧 ‘내란 프레임’, 상대 정당 공격, 정치적 셈법에 머물러 있었다. 

그 사이 중국은 계산된 속도로 서해에 말뚝을 박고 있다. 해양 주권을 잠식당하는 이 현실 앞에서 국내 정치 논쟁은 사치에 가깝다.

CSIS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서해가 남중국해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싱크탱크조차 위협을 경고하는데 우리만 못 본 척할 것인가.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중국의 침탈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가 주권은 단호함으로 지키는 것이지, 방관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중국의 해양 침탈에 대한 명확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비례 조치를 즉시 실행해야 한다. 서해가 두 번째 남중국해가 되는 것을 막는 것, 그것이 지금 한국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책무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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