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 중 2개의 권한이 한 그룹에 쥐어지면 자유는 사라진다” — 몽테스키외의 경고가 한국에서 현실이 되다

 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니스트

3권분립이 아니라 삼권을 한 손에 움켜쥔 인물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삼권분립을 정립하며 “입법, 사법, 행정 세 권력 중 두 개가 한 집단에 집중될 때 시민의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 말은 단순한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권력의 속성과 정치의 본질을 꿰뚫은 통찰이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그 경고는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는 (재판도, 판사 처벌도) 마음대로 하겠다는 삼권분립의 핵심 축을 뒤흔드는 중대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법관 인사를 담당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법관 인사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는데 이를 빼앗아 정권이 좌지우지하는 별도의 위원회에 주겠다는 것이다.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한 헌법 위반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국가기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국정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널뛰는 인사를 보여온 대표적 조직이었지만 대통령 직속기관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법원과 검찰만큼은 어느 정도의 자율성과 정치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민주주의의 안전장치 역할을 감당해 왔다. 

특히 법원은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원칙 아래, 정치권의 직접적 영향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확보해 온 마지막 보루였다.

그러나 지금 이 균형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정권 비판적 판사에게 ‘법 왜곡’이라는 이름의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고, 정권이 필요로 하는 특정 목적의 재판을 전담하는 ‘내란재판부’를 설치할 법적 근거도 마련되고 있다. 

이는 사법권을 향한 정치권의 명시적 개입이자, 판사를 정권의 통제 하에 두려는 전형적 시도이다.

검찰은 이미 줄 세우기 압박과 좌천성 인사로 흔들리고 있다. 이제 여기에 더해 법원까지 정치의 영향권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행정·입법·사법 중 두 개 이상을 보유한 단일 정치권력이 나머지 하나의 사법부까지 수중에 넣게 되는 셈이다. 바로 몽테스키외가 말한 “자유의 소멸 지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제도 변화가 단순한 법률 논의를 넘어, 공직 사회 전반을 국정원식 구조로 변화시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국정원은 정권의 의중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기관이었지만, 지금은 검찰·법원·행정부 전반이 정권 교체에 따라 일제히 기류가 바뀌는 모습을 보인다. 

무채색이어야 할 공직 사회가 정치색에 따라 좌우되는 현실은 민주주의 기반을 잠식하는 본질적 위험을 내포한다.

사법부가 정권의 필요에 따라 구성되고, 판결이 정치적 목적에 맞춰지는 국가에서 법은 결코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장치가 될 수 없다. 

법이 정의가 아니라 권력 유지의 기술로 전락하는 순간, 공화정은 전제정의 외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내란전담재판부와 법 왜곡죄는 그러한 변질의 서막일 수 있다.

삼권분립은 국가 조직의 장식적 원리가 아니라, 자유를 지탱하는 구조적 기반이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자유는 사라지고, 법은 권력의 손에 들린 도구로 변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성향을 넘어선 국민적 경계심이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장치는 시민의 각성이다. 깨우침이 없으면, 무엇이 더 무너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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