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인구가 모자라서
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라트비아에서 최근 독특한 직업이 각광받고 있다. 배관 점검부터 가구 조립, 전등 교체, 타일 시공까지—집안의 자잘한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이른바 ‘시간제 남편’ 서비스가 그것이다.
남편이라는 명칭이 형식적인지 실질적인지는 모르지만, 실제로는 전문 남자 기술자를 시간 단위로 부르는 구조로써 이 서비스는 현지 여성들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라트비아 사회에 고착된 심각한 성비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라트비아의 여성 인구는 남성보다 약 15.5% 많아, 유럽연합 평균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특히 중년층으로 갈수록 성비 격차가 확대되고, 고령층에서는 여성 인구가 남성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전문가들은 남성의 건강지표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한다. 남성 흡연율은 여성의 몇 배에 달하고, 과체중 및 비만 비율 역시 남성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요인이 누적되며 남성의 평균 수명이 여성보다 약 11년 짧아지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일상에서 체감되는 ‘남성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한 직장 여성은 “근무지에서 거의 모든 동료가 여성”이라고 말하며 성비 불균형의 현실을 실감하게 했다. 그녀는 남성과 대화할 기회가 적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주변 여성들이 외국인 남성과 교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시간제 남편 서비스는 빠르게 자리 잡았다. 온라인 플랫폼 혹은 전화로 간단히 예약이 가능하며, 신청 후 짧은 시간 안에 기술자가 방문해 각종 집안 작업을 처리한다.
독립적으로 홀로 생활하는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업체들의 일정은 연일 포화 상태다.
‘렌트 마이 핸디 허즈번드(Rent My Handy Husband)’를 운영하는 업자는 시간당 요금이 약 44달러, 하루 예약은 약 280달러에 이른다며 “지난달에는 업무량이 너무 많아 일부 예약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서비스가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비정상적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대다수 표면적인 이용 목적은 순수하게 생활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 업체보다 한 남성이라는 면에서 접근성이 좋고,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줄어 실용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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