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나흘째 되는 날, 국회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해병대원 사망 사건 특검법, 그리고 이른바 '내란 음모' 관련 특검법까지 이른바 '3대 특검법'이 단숨에 통과됐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결과다.
과거 야당 시절,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수차례 국회에 상정했지만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모두 무산됐던 바 있다.
그런데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마자, 그것도 취임 이틀 만에 해당 법안들이 다시 본회의에 상정되어 여당의 힘으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보여지는 이러한 행보는 ‘협치’보다는 ‘입법 독주’라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특검법 통과를 '사회 정의 실현'과 ‘검찰 불신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뒤에 숨겨진 ‘절차’와 ‘균형’의 문제다.
특히 이번 3대 특검의 경우, 특별검사를 여당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한 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한 명을 임명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국민의힘은 완전히 배제된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합법일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낳는다.
게다가 이번 3대 특검의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총 특검 인력만 120명에 달하며 수사인력만도 570여명 정도로 추산되며, 예산은 수백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는 검찰 한 조직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인력이며, 사실상 또 다른 ‘정치검찰’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이러한 행보가 과연 '정의 실현'이라는 미명 아래 정당화될 수 있는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당이 된 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 주장하던 ‘권력 분산’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정권을 잡자마자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는 점이다.
검찰을 불신한다고 주장하며 특검을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 집권 때 만든 공수처를 스스로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는 아이러니를 연출한다는 사실이다.
공수처가 무력화된 이유가 윤석열 정부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정작 공수처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법적·제도적 개선을 먼저 논의하는 대신, 특검 남용으로 일관하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민주당은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하는 법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법부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 우려를 야기한다.
대통령이 통합을 외치는 동시에 법무부장관이 사법기관의 구성과 검사 징계권에까지 직접 손을 대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모습은, 명백히 검찰의 중립성을 배제한 권력 집중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밑에서는 대통령실, 법무부, 민주당 핵심 의원들 간의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이 모든 조치들이 진정 정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보복을 위한 것인가?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국민 통합’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재 보여지고 있는 민주당의 행보는 통합이 아닌 분열, 협치가 아닌 독주, 상생이 아닌 지배로 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민생을 챙기고 정치적 갈등을 줄여야 할 새 정부의 초기 행보가, 오히려 정쟁과 국론 분열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집권 여당에 있다.
민주당은 이제 ‘야당의 탈’을 벗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과 균형 감각을 회복해야 할 때다. 야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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