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공휴일 강제 휴무? 소비자 무시·전통시장도 못 살린 실패한 규제가 아닌가?

 


 “공휴일 휴업 의무화,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13년 전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당시엔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장이 골목상권을 위협하며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흔들고 있었기에, 이와 같은 규제가 일면 타당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유통환경은 극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과거의 해법’으로 ‘오늘의 문제’를 풀 수 있을까요?

최근 정부와 여권이 대형마트의 공휴일 휴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다시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의원 11명이 발의한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법정 공휴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중소 유통업체와의 상생, 그리고 마트 노동자의 건강권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일방적 규제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선,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본래 목적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중간 규모의 슈퍼마켓이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었고, 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 전문가 1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1년간 대형마트가 차지한 유통 시장 비중은 11.9%로 줄어든 반면, 온라인 유통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50.6%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지 ‘마트를 쉬게 하면 시장으로 간다’는 단순한 공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마트가 닫히면 모바일 앱을 열고, 클릭 한 번으로 새벽 배송을 받는 것이 오늘날의 유통 현실입니다.

실제 대구와 청주처럼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지역의 카드매출 데이터를 보면, 대형마트 주변 상권의 매출은 오히려 3.1%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마트를 방문하는 날 주변 상점도 함께 이용하면서, ‘상생’의 모델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는 무작정 대형마트를 억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공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더불어, 이 제도는 소비자의 선택권도 침해합니다. 주말에만 여유가 있는 맞벌이 부부, 가족 단위의 주말 장보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공휴일 의무 휴업은 일종의 불편 강요입니다.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지금, 소비자 중심의 정책이 오히려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산업통상자원부도 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주 40시간 근무제를 철저히 지키고 있으며, 건강권 침해라는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미 산업 구조 자체가 ‘새벽배송’, ‘온라인 몰’, ‘무인 매장’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어, 과거의 노동 착취 구조와 동일 선상에서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 인식이 부족한 조치로 보입니다.

기초 자치단체 64곳이 이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조정했고, 오는 7월이면 66곳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이는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가 실제 시장 상황을 더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생활 패턴, 지역 상권의 특성, 온라인 시장의 확산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자율적 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해법일 것입니다.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프레임은 이제 시대착오적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대형마트와의 연계 소비를 통해 전통시장도 함께 살아나는 ‘공존의 가능성’이 실증적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유통 산업을 거대한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규제는 필요하지만, 시대와 환경을 반영한 똑똑한 규제여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적 휴업’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유통 정책의 재설계’입니다. 소비자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 시장의 해답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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