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파이 행위, 더는 묵과할 수 없다… 간첩죄 형법 고쳐야
중국인들이 우리 군의 보안시설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례가 2024년 6월 이후 2025년 4월까지 11건이나 적발됐다. 촬영 대상은 미 항공모함, 핵잠수함, 군기지, 공항만, 심지어 국정원 청사까지 포함돼 있었다. 대다수는 유학생이나 관광객 신분이었고, 미성년자까지 있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저강도 스파이 활동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지난해 6월,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부산에 입항하자 인근 야산에서 드론을 띄운 중국인 유학생 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포렌식 분석 결과, 이들의 기기에는 부산에 입항했던 미 핵추진 잠수함과 한국군 군사시설 사진 수백 장이 저장돼 있었다. 이들이 찍은 것은 단순한 기념사진이 아니라 우리 안보의 핵심 정보였다.
최근에는 수원 비행장을 촬영하다 붙잡힌 중국인이 고성능 카메라뿐 아니라 무전기까지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이는 실시간으로 누군가와 정보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순한 개인 취미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처벌되지 않았다. 왜인가. 법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사기지 경계선 밖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군사기지법을 피해갔고, 형법상 간첩죄도 적용되지 않았다.
우리 형법 제98조는 이렇게 돼 있다.
"대한민국의 안전이나 존립을 해할 목적으로 외국과 통모하여 간첩하거나 간첩을 목적하여 정보나 물건을 수집하거나 전달하거나 또는 전달할 것을 청탁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핵심은 ‘외국과 통모’라는 문구다. 즉, 외국 정보기관과 명시적 협력 관계가 입증돼야만 간첩죄가 성립한다. 하지만 오늘날 간첩은 공문도 명령서도 없다. SNS나 클라우드를 통해 익명으로 정보가 흘러간다. 이런 시대에 ‘통모’를 입증하라는 건 간첩죄를 무력화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법을 바꿔야 한다. 간첩죄 조항에서 ‘외국과 통모’ 요건을 삭제하거나 완화하고, 안보상 해악을 끼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드론, 망원렌즈, 통신장비 등 첨단 수단을 활용한 정보 수집은 비군사지역이라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장치가 필요하다.
정보기관조차 “국내법 회피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할 정도면, 더 이상 사안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우리가 법의 허점을 방관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우리 안보의 속살을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스파이 활동은 때로는 전면전보다 더 은밀하고, 더 위험하다. 중국의 반복적인 무단 촬영은 간첩 행위 그 자체다. 그런데도 지금은 우리의 형법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법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법이 바뀌어야 한다. 형법 98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안보의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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